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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장면들은 현실보다 더 극적이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려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너무 익숙해서 식상해진 설정이라면 아무리 배우나 감독이 뛰어나더라도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해피엔드’는 분명 걸작이었다. 파격적인 불륜 소재도 그렇고 전도연이라는 걸출한 여배우의 연기력 또한 훌륭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충격은 한동안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이후 수많은 패러디물이 쏟아졌을 만큼 말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명장면이었고 오랫동안 회자될 만한 명연기였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Engin Akyurt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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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아내가 돌아왔다”라는 카피 문구 하나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영화 해피엔드. 제목 그대로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듯 포스터 역시 음울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더구나 여주인공 최보라(전도연) 얼굴 위로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남편 서민기(최민식)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그날 이후 보라는 민기와 별거 생활을 하며 딸과 함께 외국으로 떠난다. 시간이 흘러 귀국한 보라 곁에는 놀랍게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민기가 돌아와 있었다. 심지어 둘 사이엔 사랑스러운 딸까지 있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도입부 덕분에 초반부터 몰입도는 상당했다. 다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전 요소가 있긴 했지만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여서 크게 놀랍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게끔 만드는 힘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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